사상

상처

박새솜 2023. 12. 17. 23:40


상처를 받으면 마음이 시렵다
불쑥 분노가 되고 갑자기 서러움이 터진다
칼을 푸슉 맞은 듯 심장이 쿵 떨어진 순간에
고통이 가만히 몸 전체로 퍼져나가도록
숨을 들이마시고
차오르는 눈물은 그대로 흘러내리게 내버려둔다

계속 쓰라리면 가슴을 부여잡고
조금은 엉엉 울어도 된다.

상처는 마치 영하 16도의 날씨의
드라이아이스 얼음가시라서
갑작스럽게 심장에 박혀버리면
얼어붙을 정도로 마음온도가 밑바닥으로 처박힌다

물론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따뜻해지겠지만
미처 온도가 다시 높아지기도 전에
계속 계속 얼음가시가 박혀버리면
마음의 온도는 점점 더 내려갈 수밖에
따스함같은 건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벌판같은 마음, 좁은 울타리에 갇힌다.

퍼뜨린 차가움이 따뜻해질 때까지 누워서 기다린다
졸리면 자도 되고
그냥 뇌를 안쓴다 생각하고 다 내려놓는다
그러면 종종 정말 푹 쉴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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